잔잔한 날

[스키없는 스키여행] 용문산 | 낮술 | 강아지

네지네 2023. 1. 1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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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오래 전에 예약해뒀던 비발디파크 이용권이었지만 날씨간 심상치 않았다.. 전날 나랑 오빠는 스키 못 탈 것 같아서 설득해보려 했지만(8명 모임임) 우릴 뺀 나머지에겐 스키가 너무 간절했고, 나랑 오빠는 이런 거에 큰 미련을 가지지 않는 성격이라(ㅋㅋㅋ) 오케이 했다!


요건 전날 캡처해둔 홍천 날씨.

나랑 남자친구는 스키 취소되면 코스트코나 트레이더스에서 취소된 스키 렌탈권 비용으로 재밌게 장도 보고 호화롭게 노는 원대한 상상을 했지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걸로!


하지만 현실은 역시 녹록치않군.

가는 내내 흐리고 생전 처음 보는 안개, 구름이 여기저기에 깔려있었다. 결국 절반 이상 갔을 때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깊은 한숨)


장을 보고 숙소에 도착해 남는 게 시간뿐인 8명은 각자의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잠도 자고, 유튜브도 하고, 낮술도 하고, 힘싸움도 하면서 4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여긴 펜션 고객들에게는 한없이 친절하지만 키우는 강아지들에게는 한없이 무신경해보였다.
비나 눈을 피하고, 아늑하게 잠도 잘 수 있어야 하는 공간인 집은 강아지 크기에 비해 너무나도 작았고 밥그릇과 물그릇은 눈쌀이 찌푸려졌다.

한참 비가 오는데도 강아지는 비를 피하러 집으로 들어가긴 커녕 왜인지 집 밖에 나와 가만히 비를 맞고있었다.

해가 지고 괜시리 걱정이 돼서 밖으로 나와 강아지에게 갔다.
눈으로는 나를 경계하면서도 꼬리와 발걸음으로는 나름 반겨주는 눈치였다. 놀랄까 무서워 아주아주 천천히 쓰다듬어줬고, 가만히 느끼고 있더라.
하루종일 꽤 많이 온 비에 털은 폭삭 젖어있었고, 너무너무 차가웠다😭

한참을 쓰다듬어주고 말도 걸어주다가 결국은 돌아왔지만, 아직 머릿속에 너무 선명하게 남은 강아지 눈이 너무 속상해..


집이 너무 좋은 우리는 잠도 안 오고 결국 새벽에 집으로 오기로 결정했고, 집에 오는 길에 국밥으로 해장+배채우는 우리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수육 맛집😢
집에 거의 다 왔다는 안도감+새벽이라 조용한 식당의 조합으로 술이 아주 술술 들어가드라~~~

물에 빠진 고기 싫어하는 남자친구에게 수육은 맛있다는 걸 알려준 맛집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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